Commu
2025.09.20
아트북클럽 - 우리 각자의 미술관
2025. 09. 20.
15:00 - 16:30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91, 고메이494 한남 GALLTHE'S
1. 책을 읽고 난 후의 감상
- 참석자 1: 그림을 그리고 전공하다 보니, 미술관에 갈 때마다 작품 자체를 감상하기보다는 기법이나 재료, 사조 등에 몰입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오랜만에 어렸을 때 미술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설렘과 순수함을 다시 만난 기분이다.
- 참석자 2: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고 좋아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냥 막연하게 '느낌이 좋다' 정도의 감상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앞으로는 '내가 어떤 점에서 그 작품을 좋아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이 필요하겠다고 느꼈다.
- 참석자 4: 이제는 미술관에 부담 없이 가서 즐기다 와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참석자 5: 전시를 보러 가면 아무래도 작품 자체보다는 그 작품을 설명하는 텍스트를 통해 이해하는 것이 더 편했다. 그런 것도 좋지만, 이제는 작품 자체에서 그런 이해나 에너지 등을 얻고 싶다.
- 참석자 6: 미술 전공자의 입장에서, 비전공자인 친구들이 미술관에 갈 때 어떤 식으로 감상해야 하는지 물어보면 섣불리 답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좀 더 정리해서 어떤 점을 가이드해줄 수 있을지 감이 잡혔다.
2. 전시를 보기 위해 자료를 찾아본 경험
- 참석자 1: 오로지 전시를 위해 공부해본 적은 없다. 그냥 무작정 간다. 찾아보고 가면 실물 작품을 보았을 때 감동이 덜한 느낌이 든다.
- 참석자 2: 전에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이 있는 단체전을 본 적이 있다. 그때 이 작가에게 빠져서, 이후 개인전 소식을 들었을 때는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 참석자 3: 사람들에게 작품이나 작가를 소개해줄 수 있어야 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하다 보니, 공부를 안 하고 싶어도 결국은 찾아보게 된다.
- 참석자 4: 그냥 봤던 것 같다. 다만 '나랑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작가가 있을 때는 스터디를 하는 편이다.
- 참석자 5: 자주 하지는 않지만, 해외여행을 갈 때는 그 지역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이나 작가들에 대해 공부를 한다. 모르고 보면 돈이 아까운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평생 한 번 갈까 말까 한 곳인데 너무 모르고 가면 아쉬울 때가 있다.
- 참석자 6: 작가의 대표작이나 서사 정도는 찾아본다. 그런데 주로 전시를 보고 온 뒤 마음에 드는 작가에 대해 알아보는 경우가 더 많다.
3. 미술관이나 갤러리 방문을 망설였던 기억
- 참석자 1: 나를 포함해 주변이 다 미술을 전공한 친구들이다 보니 그런 적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그런 곳을 자주 다녔으니까. 그런데 전공하지 않은 친구들을 만났을 때에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미술관을 굉장히 불편해하거나 어떻게 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 자체에 대해 돈과 시간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친구를 본 적이 있다. 뭘 먹거나 사는 건 그래도 남지만, 보는 건 남는 게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런데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부터는 쉽더라. 그래서 끌고 가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 참석자 2: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큰 미술관은 괜찮다. 오히려 나는 갤러리에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럽다. 특히 소규모 갤러리. 어떻게 보면 업장에 들어가는 건데, 실제로 내가 구매할 능력이 없으면 굉장히 부담스럽고 좀 민망하달까.
- 참석자 3: 나도 그런 감정을 종종 느낀다.
- 참석자 4: 큰 미술관은 보통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본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으니 그나마 낫다. 작가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유명하면 미디어에 자주 나오니까 자연스럽게 익숙해지는 부분이 있는 듯하다. 그런데 갤러리, 특히 소규모 갤러리는 장벽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도 쫓겨나지 않을까 하는. 그런데 최근에는 여러 갤러리를 다니다 보니 그런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 참석자 5: 미술관이라는 공간 자체는 괜찮은데, 나는 작품에 따라 다르다. 참여형 작품인 경우 전시장 문을 열자마자 다시 닫고 나온 적도 있다. 약간 뭐랄까, 모르는 분야에 대해 아는 척한다고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같다.
- 참석자 6: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무지한 분야에 대해 들키고 싶지 않아 하는 마음이 조금씩 있지 않나. 고작 그런 것이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치부가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에는 아직 면역이 없는 것 같다. 특히 웬만하면 한 번쯤은 어릴 때 미술학원을 다녀본 경험이 있지 않나. 그때 다들 포기하는 이유가 똑같이 그리는 것이 너무 어렵고,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 때문인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니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4. 배경지식 없이 오감만을 활용해 <영원의 언어들> 전시 작품 감상하기
- 참석자 1: 어릴 적 좋아했던 동화책이 있다. 그 책에 나온 말 그림이 딱 저 색이었다. 그 말 그림이 버터처럼 예쁘고 색이 고와서 늘 한 스푼 떠먹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그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색감이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박스 같은 형태가 잘려서 열려 있는 느낌, 작은 선물 상자들이 모여 있는 느낌이 좋았다. 저 검은 선도 꼭 리본 같아 보였고, 방 같기도 했고, 개미집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만지면 부드러울 것 같은 느낌.
- 참석자 2: 예전에도 여기저기서 본 적이 있는 작가인 것 같다. 그때도 좋다고 느꼈는데, 오늘 깊게 생각해보니 위에서 보았을 때 파도처럼 물결치는 느낌이라 좋았다. 어렸을 때 수영을 했는데 배영을 좋아하면서도 무서워했던 기억이 난다. 물 위에 누우면 귀에 물소리가 들리는 게 참 좋으면서도, 동시에 내 등 뒤로 얼마나 깊은지 가늠할 수 없고, 어느 지점에서 레인이 끝나는지도 알 수 없어서 두려웠다. 그런데 오늘 작품이 주는 느낌도 비슷하다. 이렇게 내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것도 조금은 무섭지만, 하다 보니 좋은 의견을 나누고 들어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생긴다. 그런 점에서 저 작품과 닮은 것 같다.
- 참석자 3: 어렸을 때 팔레트에 물감을 짜는 걸 좋아했다. 팔레트에 색깔별로 물감을 다 짰을 때의 행복감. 그리고 말리는 중간중간 물감을 손으로 톡톡 만져보던 감각. 또 팔레트의 물감이 섞일 때 느껴지는 깊은 컬러들. 이런 것들이 나의 과거 기억과 어우러지며 여운을 준다.
- 참석자 4: 꼭 조각처럼 물감을 두껍게 짜낸 것이 새로웠다. 약간 사회를 풍자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작가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 참석자 5: 가까이서 보았을 때 종이 같은 질감. 어렸을 때 종이로 별을 접던 기억이 떠올랐다. 끈으로 묶여 있어서 포장된 듯한 느낌도 있었고, 전체적으로 색감이 마음에 들었다.
- 참석자 6: 작은 조각들이 모여 있는 형태라 청각적으로는 아주 고요한 느낌. 그런데 어쩐지 포근한 감각도 함께 든다. 재료 특성상 유연한 느낌도 있고. 그래서 연약해 보일 수 있지만,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화면을 구성하면 무한히 커질 수 있는 가능성도 보인다. 누구나 갖고 있는 삐뚤빼뚤한 선이지만 그것들이 모여 하나가 되었을 때, 그리고 멀리서 바라볼 때 저렇게 웅장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전시장에는 우국원, 전광영, 남춘모, 채성필, 국대호 작가의 작품이 걸려 있습니다. 작품을 하나씩 찾아보며, 어떤 작품에서 어떤 감상이 떠올랐는지를 연결해보는 것도 전시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